과달루페 성모님
성모님 발현 전 역사적 배경
과달루페 성모님의 발현은 교회의 역사상 첫 발현이며 다른 발현과는 다르게 혼혈의 모습으로 나타나셨다.
성모님 친히 스페인인과 인디오의 혼혈 모습으로 발현하신 것을 보면 성모님께서 멕시코인들에게 무슨 목적으로 오셨는지를 가늠하게 한다. 당시 멕시코 원주민 인디오와 스페인인과의 혼혈이라는 이유로 사회적으로 천대받는 이들이 많았다.
스페인 정복자들의 폭정과 그리고 해마다 2만 명 이상의 여자와 어린이들을 피의 제물로 ‘뱀신’에게 바쳤던 멕시코 원주민들을 구하기 위함이었다. 성모님께서는 하느님의 화합 사랑을 전달하고자 이 모습을 택하셨다. 이 모습을 통해 당시 갈등을 겪던 멕시코 인디오와 스페인인 사이에는 화해의 기류가 흘렀고, 혼혈 아이들은 사회에 받아들여졌으며, 스페인 침략으로 정체성을 잃었던 수많은 멕시코 인디오들이 그리스도인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과달루페 성모님의 발현
1531년 12월 9일, 당시 신 영세자였던 후안 디에고는 새벽 미사에 참례하고 교리를 배우기 위하여 테페약 언덕을 넘어가고 있었다. 그때 아름다운 음악 소리와 함께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이끌려 산꼭대기로 올라가 그곳에서 태양같이 찬란한 옷을 입고 무지갯빛을 발하고 계신 성모님을 뵙게 되었다. 성모님께서는 후안 디에고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며 이를 주교에게 전하라고 하셨다.
나는 이곳에 성당을 세우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 성당에서 나의 사랑, 나의 자비, 나의 도움과 보호를 모두에게 베풀겠다.”
후안 디에고는 당시의 주교인 후안 데 수마라가를 찾아가 성모님의 말씀을 전하였지만, 주교는 믿지 않았다. 주교는 자신이 믿기 위해서 성모님의 표징이 필요하다고 하였고 성모님은 후안디에고의 이야기를 듣고 표징으로 장미꽃과 틸마에 성모님의 모습을 나타내 주셨다. 이것을 받은 주교는 경탄의 눈물을 흘리며 천상모후의 뜻과 명령을 바로 알지 못한 것에 대해 용서를 청하며 천상모후의 모습이 담긴 틸마를 후안디에고의 목에서 풀어 자신의 소성당에 모셔 놓았다. 그리고 다음 날 성모님께서는 병석에 누워있던 후안디에고의 삼촌에게도 나타나 병을 고쳐주시고 당신의 성화가 성당에 안치되면 “데 과달루페의 영원하신 동정 마리아”라고 부르라고 말씀하셨다.
과달루페 성모님께서 주시는 메시지
성모님의 모습은 오늘날에도 많은 것을 시사한다.
멕시코 인디오와 스페인 사람들과의 화해처럼 우리에게도 화해를 향한 수많은 과제가 있다. 남북 간의 화해, 지역 간의 화해, 그리고 나아가 개개인의 이웃과 화해 그것이다. 성 후안 디에고가 성모님의 도구로써 큰 역할을 하셨듯이 우리도 우리나라의 복음화를 위하여 성모님의 도구로써 복음을 전파해야 한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는 과달루페 성모님을 바라보아야 한다. 소외당하는 혼혈의 모습으로 아기 예수님을 태중에 모시고 나타나신 모습을 보아야 한다. 소외당하는 이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하느님이 창조하신 세상의 모든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돌보고 사랑하라는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과달루페 성모님께서 전하시는 메시지를 받아들이고 실천함으로써 하느님께서 품고 계신 생명 존중의 뜻을 따라야 한다.